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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송악/제주도

by 무던 2020. 5. 5.

 

송악




분류 두릅나무과
학명Hedera rhombea

송악은 눈보라 치는 매서운 추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늘푸른 덩굴나무다.

 따뜻한 남쪽 섬 지방과 서남해안을 따라 인천 앞바다까지 흔하게 자란다.

 그러나 내륙으로는 고창 선운사 일대가 자랄 수 있는 북쪽 끝자락이다.



선운사 주차장 옆 선운천 건너편에는 천연기념물 367호로 지정된 송악 한 그루가 절벽에 붙어 자라고 있다.

 이 송악은 굵기는 물론 나무 길이와 나이까지 모두 우리나라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작은 절벽의 아래쪽에 뿌리를 박고 절벽을 온통 뒤덮고 있다.

 줄기는 지난 세월의 험난함을 말해주듯 아래서부터 구불구불하게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바위에 오랫동안 붙어 있다 보니 색깔마저 바위를 닮아버린 줄기는 이리저리 용트림으로 이어간다.


 땅 위 약 5미터 정도부터 비로소 가지가 나와 잎 달림을 한다.

갈래줄기를 합친 땅에 닿은 밑 둘레는 0.9미터이고, 뿌리에서부터 절벽 꼭대기까지 걸쳐 있는 나무의 길이는 약 15미터이며, 가지가 퍼져 있는 너비는 12.8미터에 이른다.

 

                                                            

송악은 대부분 숲속에서 자라지만 바닷바람을 마주하는 시골집의 담장에 흔히 심기도 한다.

오래 두면 굵기가 10여 센티미터에 이르러 튼튼히 담을 감싸게 되므로 강풍에 담이 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송악은 다른 나무들과 햇빛 경쟁을 하여 쑥쑥 하늘로 뻗을 수 있는 조상의 음덕(蔭德)을 입지 못하고 땅 위를 이리저리 기어다니거나 다른 나무나 절벽에 빌붙어 살아야 하는 슬픈 운명을 타고났다.

임대료도 내지 않고 타고 올라갈 장소를 빌리지만 어미나무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줄기에서 조심스럽게 공기뿌리의 한 종류인 부착근(附着根)을 내밀어 정답게 자신의 몸을 붙여가면서 장소를 빌려준 이에게 폐가 가지 않게 적당히 타고 올라간다.

잎은 윤기가 자르르한 짙은 녹색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어린 가지에 달린 잎은 3~5개로 갈라지고, 오래된 나무의 잎은 갸름한 달걀모양이며 크기는 손바닥 반만 하다.

꽃은 늦은 가을에 피고 녹황색이며, 우산모양의 꽃차례에 많은 꽃이 모여 달린다.

열매는 둥글고 다음해 봄에 검게 익는다.


한자로는 ‘상춘등(常春藤)’이라 하여 늘푸른 등나무에 비유했다.

잎과 줄기에는 사포닌이 5~8퍼센트, 약간의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어서 약용식물로 쓰인다.

 한방에서는 지혈과 경련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흔히 실내에서 키우는 아이비란 이름의 덩굴이 있다.

 바로 서양 송악인데 잎 모양이 우리의 송악과 거의 같다.

그러나 실제 영어 이름인 아이비(ivy)는 담쟁이덩굴을 말하고, 송악을 일컬을 때는 앞에 상록이란 말을 더 붙여서 ‘상록아이비(evergreen ivy)’라고 해야 맞는 이름이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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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2
우리 나무의 세계 2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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