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의 선승인 나옹 혜근 선사가 경주 분황사에서 주석하며 수도할 때 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 들에는 곡식과 풀이 말라죽고 인심이 흉흉하였다.
어느 날 혜근의 꿈에 용왕이 나타나 말하기를 “봉래산 끝자락에 절을 짓고 기도하면 비가 내리고 국태민안(國泰民安)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혜근이 이곳에 와서 지세를 살펴보니 뒤는 산이고 앞은 푸른 바다가 있어 아침에 불공을 드리면 저녁 때 복을 받을 곳이라 하여 절을 짓고 산 이름을 봉래산,
절 이름을 보문사(普門寺)라 하였다.
임진왜란을 맞아 사찰 건물이 모두 불탔는데, 1930년대 초 근 300여 년 만에 통도사 운강 화상이 보문사를 중창한 이후 여러 승려를 거쳐 1974년 승려 정암이 부임하여 관음 도량으로 복원할 것을 발원하고 절의 이름을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로 바꾸었다.
[활동 사항]
해동용궁사는 대개의 사찰이 산중 깊숙이 있는 것과는 달리 발아래 바닷물이 보이는 수상 법당(水上法堂)이다. 우리나라의 관음 신앙이 주로 해안이나 섬에 형성되어 있는데,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의 낙산사,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의 보리암,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의 해동용궁사 이 세 절이 한국의 3대 관음 성지이다. 특히 해동용궁사는 바다와 용과 관음 대불이 조화를 이루어 그 어느 곳보다도 깊은 신앙심을 자아내게 한다.
해동용궁사에서는 연중 법회와 기도 행사가 열린다. 동지 기도, 해맞이 철야 기도, 설날 합동 제사, 정초 신장 7일 기도, 삼재 예방 불공, 용왕 대제 법회,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대법회, 백중 영가 천도 대제, 추석 합동 제사, 중앙절 합동 제사 등이 개최되는데, 바닷가에 위치한 사찰의 입지적 특성으로 용왕 대제가 열리는 것이 다른 절과의 차이점이다.
[현황(조직,시설 현황 포함)]
해동용궁사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동해 바닷가의 절경에 가람이 형성되어 있으며, 인근에는 시랑대, 오랑대와 같은 명승지가 있다.
최근 조성된 가람의 배치를 살펴보면 석재로 만든 중문이 절의 북쪽에 있으며, 대웅전과 용궁단 등 전각은 동쪽을 향하여 세워졌다.
대웅전은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의 다포식 겹처마 팔작지붕 기와집이며, 남쪽 옆에는 석조 여래 좌상을 모신 감실과 용궁단이 배치되어 있다.
용궁단은 바닷가에 면한 사찰의 특성상 용왕을 모신 제단의 역할을 하며 정면 한 칸, 측면 한 칸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용궁단의 맞은편에 현대식 요사채가 있고, 바로 옆의 약간 높은 대지에는 해수 관음 입상을 조성하였다.
[관련 문화재]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없다.
대웅전 옆 감실에 모셔진 석조 여래 좌상은 조선 후기의 불상을 본떠 만든 근래의 작품인데 머리카락은 두툼한 나발(螺髮)로 표현하였으나 육계는 소발(素髮)로 표현하여 일반적인 불상 머리 형식을 따르고 있지 않다.
법의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우견 편단 형식이며 수인(手印)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인데 항마인(降魔印)의 왼손은 보주를 받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불상은 약사여래상임을 알 수 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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